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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당분 섭취와 암(2) _ 당류 섭취와 암 발생의 관계
작성자 : 대한암예방학회 등록일 : 2021-05-04 조회수 :2177
작성자 대한암예방학회 등록일 2021-05-04 조회수 2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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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류 섭취와 암 발생의 관계

 

우리나라의 당류 섭취량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다. ‘2018 국민건강통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간 3년간 총당류의 섭취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등은 국민들의 1일 총당류 섭취량이 100g을 넘지만 우리나라는 56g 정도였다. 그렇다면 당류의 높은 섭취량은 생활방식과 발생 위험률의 연관성이 높은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등의 발생과 정말로 관련이 있는 것일까?

 

암의 1/3은 개개인의 음식 섭취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하지만, 식이 섭취 요소와 암 발생 위험 간의 인과관계는 연구마다 서로 다른 실험디자인과 식이 측정방법 등으로 인한 한계점들 때문에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식이 섭취가 어떻게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규명하는 연구는 주로 전향적인 코호트 연구를 통해서 이루어져 왔다. 10만 명이 넘는 대상자가 참여한 프랑스의 NutriNet-Santé코호트 연구에서는, 설탕 첨가 음료수와 100% 과일주스는 전체적으로 암의 위험을 증가시켰으나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음료수는 관련이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과는 다른 연구들과는 일치하지 않는 등 수많은 코호트 연구들이 당류 섭취와 암 발생 위험 간의 연관성을 찾고자 하였으나 아직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당류 섭취와 연관성이 높다고 알려진 암의 종류에 따라 어떤 선행연구 결과들이 있었는지 코호트 연구를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1. 대장암

인슐린은 대장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혀져 왔다. 최근 35개의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공복혈당, 인슐린, HOMA-IR, 당화 헤모글로빈, C-peptide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대장암의 위험 또한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설탕은 탄수화물 중에서도 가장 빨리 흡수되는 물질로, 설탕을 많이 섭취하면 인슐린이 과다 분비된다. 많은 코호트 연구들에서는 설탕 섭취와 대장암 발생 위험 간에 연관성이 크다고 보고하고 있으나,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하는 연구 결과들도 상당히 있어서 아직 당 섭취와 대장암 간의 연관성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과체중이거나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대장암은 고인슐린혈증과도 관련이 있다고 알려졌다. 2개의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인 Nurses’ Health Study와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 연구에서는 남성에게서 자당 및 과당 섭취량과 대장암 위험 사이에 유의적인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다. 또한, Iowa Women’s Health Study 연구에서도 자당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다. 3만 8천 명의 여성을 약 7.9년 동안 추적관찰(follow-up)한 Women’s Health Study에서는 높은 혈당 부하 지수(glycemic load)와 과당 섭취가 대장암 발생 위험과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하였다. 호주의 The Melbourne Collaborative (MCCS) 코호트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의 섭취 빈도수가 증가할수록 대장암의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였다. 반면,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는 음료의 경우, 섭취 빈도수와 대장암의 발생 위험도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었다.

 

하지만 California Teachers Study 코호트 연구에서는 20년간의 추적관찰 이후 가당 음료 섭취량과 대장암 발생 위험 간에 아무런 유의적인 연관성이 없음을 보고하였다. 캐나다의 National Breast Screening Study 코호트 연구에서도 설탕 섭취량과 대장암 위험 간에 유의적인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NIH-AARP Diet and Health 코호트 연구에서도 당류 섭취와 대장암 위험 간에는 연관성이 없었다.

 

 

 

2. 유방암

2020년 12월 30일에 발표된 ‘2018년 국가 암등록통계’ 기준으로,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가운데 발생률 1위를 기록했다. 유방암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환경과 생활 요인으로 발생한다. 그중 비교적 잘 알려진 유방암의 생활 요인으로는 체지방과 체중 증가가 있다. 따라서 적당한 수준의 칼로리를 섭취하고 적정 몸무게를 유지하는 것이 유방암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로 제시된다. 인슐린 저항성과 유방암 위험 간의 연관성은 비교적 잘 밝혀져 있지만,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식이 요인인 당류 섭취와 유방암 간의 연관성은 연구 결과들이 일관적이지 않아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Black Women’s Health Study 코호트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를 하루에 250g 이상 섭취하는 군이 섭취하지 않는 군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27%만큼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스페인의 Seguimiento Universidad de Navarra (SUN) Project 코호트 연구에서는, 폐경기 이후 여성들에게서 가당 음료를 전혀 안 마시거나 거의 마시지 않는 군이 정기적으로 마시는 군보다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유의적으로 낮았다. 2019년 프랑스에서 수행한 NutriNet-Santé코호트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전반적으로 암의 발생 위험이 높았고, 여러 암 중에서 특히 유방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인공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가당 음료의 섭취량과 암 위험 간에는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캐나다의 National Breast Screening Study 코호트 연구에서는 총 당분 섭취량과 유방암 발생 위험 간에 상호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총 혈당지수와 혈당부하지수도 유방암 발생 위험과 상호관계가 없었다. 폐경기 이후 덴마크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Diet, Cancer and Health Study 코호트 연구와 미국의 Women’s Health Initiative 코호트 연구 결과에서도 여러 당류를 비롯한 탄수화물 섭취, 혈당지수 및 혈당부하지수와 유방암 발생률 간에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Canadian Study of Diet, Lifestyle, and Health 코호트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와 과일주스의 섭취량과 자궁내막암, 난소암, 유방암의 위험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비교적 많은 가당 음료 섭취는 자궁내막암, 난소암의 위험을 높이지만 유방암과는 연관성이 없었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NIH-AARP Diet and Health 코호트 연구에서도 당류 섭취와 유방암 위험 간에 연관성이 없었다.

 

 

 

3. 자궁내막암, 난소암

 

최근 자궁내막암과 난소암의 국내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궁내막암의 위험률은 비만도와 관계가 높다고 알려졌으며 과도한 몸무게, 고인슐린혈증, 고혈당 등과 연관된 대사조절 문제와 연관성이 있다. 난소암 또한 자궁내막암보다는 덜 명확하지만 비만도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난소암과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European Prospective Investigation into Cancer and Nutrition(EPIC) 코호트 연구에서는 1일 총 설탕 섭취량이 50g씩 증가함에 따라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36%씩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Swedish Mammography 코호트 연구에서도 자당과 쿠키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자궁내막암에 걸릴 위험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미국의 Iowa Women’s Health Study 코호트 연구에서는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가당 음료와 설탕의 섭취가 많을수록 1형 자궁내막암 위험이 증가하였다. 또한 Canadian Study of Diet, Lifestyle, and Health 코호트 연구에서는, 당이 포함된 음료를 주당 7.6컵을 초과하여 마신 군이 주당 4.4컵 이하로 마신 군에 비해 자궁내막암에 걸릴 확률이 유의적으로 증가하였다. 하지만 캐나다의 National Breast Screening Study 연구와 NIH-AARP Diet and Health 코호트 연구에서는 총당류 섭취량과 자궁내막암 위험 간에 아무런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4. 전립선암

 

‘2018년 국가 암등록통계’에서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암 가운데 발생률 4위를 기록했으며, 국내 발생률 또한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당류 섭취와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규명한 코호트 연구는 대장암이나 유방암과 비교해 비교적 많지 않지만, 비만과 고인슐린혈증 등과 같은 여러 대사적 요소들이 전립선암 환자들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만큼, 당류 섭취가 전립선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규명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전립선암의 발생 위험도와 당분 섭취량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정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스웨덴에서 수행된 MalmöDiet and Cancer 코호트에서는 자당 섭취량과 전립선암 발생 위험 사이에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없었지만, 가당 음료를 많이 섭취하는 군에서는 전립선암 발생 위험률이 38% 증가하였다. 미국의 Prostate, Lung, Colorectal, and Ovarian(PLCO) 코호트의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로 섭취한 설탕의 섭취량이 가장 많은 군에서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21%만큼 증가하였다.

 

전립선 특이항원(prostate-specific antigen, PSA)은 전립선암을 진단할 때 쓰이는 매우 민감한 종양 지표이다. 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인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NHANES)의 2003-2010년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루 설탕 섭취량이 1g 증가할수록 전립선암의 종양 지표인 혈청 특이항원(PSA)의 농도가 0.003ng/mL 증가한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미국의 Health Professionals Follow-Up Study (HPFS) 코호트에서는, 과당의 섭취량이 많을수록 전립선암 발생 상대 위험도가 감소하였다. 또한, MCCS 코호트 연구에서는 가당 음료의 섭취량과 전립선암을 포함한 비만 관련 암 발생 위험도 간에 유의적인 상관관계가 없었다.

 

이렇듯 다양한 디자인의 코호트 연구가 여러 나라에서 진행되어 당류 섭취와 암 발생간의 관계에 관하여 연구를 해 왔으나, 아직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과량의 당 섭취가 특히 비만과 관련된 암 발생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가 다수 발표되고 있는 만큼, 추후의 연구 결과들과 그 기전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김유리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출처 : 월간당뇨 ( 2021. 3Vol. 3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