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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단백질 섭취와 암과의 관계
작성자 : 대한암예방학회 등록일 : 2022-07-14 조회수 :2339
작성자 대한암예방학회 등록일 2022-07-14 조회수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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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 섭취와 암과의 관계

 

최근 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건강 관련 식품과 기구 등의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시장 또한 빠르게 증가를 하고 있다. 그 중 단백질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인데 그 이유는 첫째로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유행으로 인한 단백질에 대한 관심 증가, 둘째로 성인, 특히 노년층의 근육에 대한 관심 및 근감소증에 대한 우려를 들 수가 있겠다.

단백질은 필수 다량영양소 중 탄수화물과 지방과는 달리 탄소, 수소, 산소 이외에 질소(N)를 함유하고 있는 유일한 영양소로서 체내 단백질을 생산,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영양소이며 유일하게 질소를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는 영양소이기도 하다. 동물은 질소를 유기화하는 능력이 없고 식물의 경우 공기중의 질소를 고정해 단백질 생성의 재료로 이용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질소고정세균들이 도와준다. 이와 같이 단백질은 탄수화물과 지방에 비해 복잡한 단계에 의해 생성이 되기 때문에 생태계에서 단백질의 희소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는 다른 영양소에 비해 단백질의 생산 단가가 높은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단백질의 중요성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사실 중에 하나가 바로 세로 핵에 저장이 되어 있는 유전정보와 관련이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전정보인 DNA 염기서열은 세포가 필요한 단백질 생산을 위한 정보이다. 다시 말해 유전정보는 단백질정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이렇듯 좁게 말하면 세포의 생명 유지, 넓게 말하면 동식물의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물질이 단백질이며 이를 적절하게 생산해내기 위해 개개인의 필요에 맞는 단백질과 아미노산의 섭취는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 요건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암환자들에게도 단백질이 중요할까?

이 질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도 명확한 답을 내고 있지는 못하다. 인간 세포에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가 단백질이라면, 암세포에도 반드시 생명 유지와 증식을 위해 단백질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량의 아미노산이 필요한 암세포는 숙주인 환자의 근육세포를 분해해 아미노산을 갈취하기도 하는데 이 정도가 심해질 경우 악액질로 발전할 수가 있다. 환자의 건강 유지와 근육 유지를 위해 공급하는 단백질이 암세포의 성장에도 사용이 되는 아이러니한 상태가 되기도 한다.

1982년 미국 National Research Council (NRC)Diet, Nutrition and Cancer 위원회에서 발간한 문헌에서 저자들은 각종 대표함에 대한 역학적, 실험적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여러 암에서 단백질 섭취의 증가로 인한 암 발생 증가 가능성을 보였지만 대부분의 데이터가 60-70년대의 고전 데이터에 의존을 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규모도 적고 대부분의 단백질 섭취가 육류에 의존했기 때문에 단백질 보다는 오히려 동물성 지방섭취와 암 발생 위험성에 대한 결론이 강조되었다. 같은 문헌에서 실험적인 결과들은 단백질의 섭취 증가가 암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암 발생 이후에는 오히려 단백질 섭취의 증가가 암증식을 억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결론을 내렸다.

최근 연구들은 단백질 섭취를 전체 단백질 섭취량, 동물성 단백질 섭취량,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으로 세분화해 암 발생 위험성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고 있는데, 2020Pan 등의 논문에서는 식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여성 유방암의 발병과 유방암에 의한 사망률을 낮추는 반면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는 유방암 발병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2013Kim 등의 리뷰 논문에서는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가 대장암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고 설명하였으며 이에 대한 기전 또한 기술하였다. 이와 반대로 1994Messina의 대두단백질과 암발생과의 관계에 대한 리뷰 논문에서는 총 26개의 대두단백질 급여 동물실험에서 대두단백질이 암 발생 위험을 증가한다는 유의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첫 번째 이유는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가 암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이론의 배경에는 IGF-1의 과발현이 자리잡고 있는데, 단백질의 섭취가 근육을 포함한 단백질의 합성을 증가시키는 과정에서 성장호르몬의 일종인 IGF-1의 증가는 필연적이고 IGF-1의 증가는 정상세포의 증식 뿐만 아니라 암세포의 증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인간은 약 50세 이후로 IGF-1의 발현이 감소하기 때문에 이로 인한 근육손실이 발생하고 이를 보충하기 위한 양질의 단백질 섭취 및 IGF-1의 증가가 오히려 건강한 장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어렵지 않게 발견을 할 수 있으니 암과 단백질의 관계를 획일적이고 단편적으로 판단을 할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다. 둘째로 노인의 인체 생리학적 기능은 20-30대에 비해 현저하게 감소를 하게 된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단백질은 유일하게 질소를 포함하는 영양소이고 질소는 우리 몸에서 대사가 되면서 독성이 있는 암모니아를 지속적으로 생성을 한다. 이 독성물질은 간과 신장에서 독성이 없는 요소로 전환이 되어 소변으로 배출이 되어야 하는데 노인들의 경우 이 기능이 현저하게 감소되면서 체내 독성 암모니아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의 저하로 인해 심할 경우 신장의 이상, 암모니아 중독으로 인한 뇌신경에도 악영향을 줄 수가 있다. 따라서 노인의 경우 체내 이용성이 좋고 필수아미노산 조성이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우수한 동물성 단백질을 적정수준으로 섭취해 단백질 및 아미노산의 요구량을 신장과 간이 무리되지 않는 수준에서 섭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건강에는 왕도가 없다. 암예방과 치료에는 더더욱 왕도가 없다. 단순히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적게 섭취하는 것으로 개인의 암 발생의 위험을 예측하는 것은 현재의 과학적 지식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성별, 연령, 신체적 건강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전문가와 상의하면서 자신에 맞는 적절한 단백질 섭취 방법을 찾아 나가는 것이 어쩌면 더딜지는 몰라도 현재로서는 가장 확실한 건강 유지의 방법일 수도 있겠다.

 

고광석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