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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증가하는 조기 발병 암 (early onset cancer): 건강한 식생활 및 생활습관을 통한 조기 예방의 중요성”
작성자 : 대한암예방학회 등록일 : 2022-09-15 조회수 :670
작성자 대한암예방학회 등록일 2022-09-15 조회수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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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조기 발병 암 (early onset cancer):  건강한 식생활 및 생활습관을 통한 조기 예방의 중요성”

 

일반적으로 암은 60세 이후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실제 최근 세계의 암 발생 평균 연령은 약 65세, 남성과 여성의 평균 암 발생 연령은 각각 66.70세와 64.67세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발생율에 근거하여, 암은 보편적으로 중년기 이후의 노년기에 주의해야 할 질병으로 간주되어 왔으며, 기존의 암 발생 인자를 규명하는 선행 코호트 역학 연구 및 암 예방 프로그램들은 대다수 중년기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하여 이루어져 왔다. 전통적으로 행해져 온 이와 같은 암의 퇴치를 위한 학계 및 정부의 노력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고, 유효하다. 하지만 50세 미만의 성인들이 암에 걸리는 발생률이, 과거와 달리 팬데믹 초기를 상기시킬 정도로 유의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최근의 역학 연구 결과들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간과되어왔던 아동기, 청소년기 및 성인초기를 포함한 암의 조기 예방 및 중재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에 본 칼럼은 올해 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9월호에 게재된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Dr. Ugai 및 Dr. Ogino 그룹에서 수행된 조기 발병 암 (50세 이전에 진단된 암)의 추세, 원인 및 그 영향을 다각도로 고찰한 리뷰 논문 내용을 소개하고, 조기 암 발병의 증가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Dr. Ugai 및 Dr. Ogino 연구팀은 Global Cancer Observatory data (GLOBOCAN; http://gco.iarc.fr/) 등을 활용하여, 50세 이전 성인에서 발병률이 증가한 암 유형의 글로벌 추세를 분석하고, 광범위한 선행 연구 리뷰를 통해 조기 발병 암이 발생하게 된 배경 및 조기 발병 암의 임상적 생물학적 특성 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연구팀은 전반적인 암의 조기 발병 암의 발병률이, 유방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신장암, 간암, 췌장암, 전립선암, 갑산성암 등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은 여러 형태의 조기 발병 암의 세계적 증가 추세는, 더 이상 조기 발병 암의 발병 및 증가의 배경이 단순히 “유전적 요인” 혹은 “스크리닝 도입을 통한 조기 진단의 증가”로만 치부할 수 없는, 산발암 (sporadic cancer)으로서의 초기 펜데믹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욱이 조기 암 발병 생존자의 높은 불임, 우울증, 심혈관 질환 및 2차 암 발병의 위험도, 장기적인 심리적 고통, 재정적 부담과 삶의 질 저하를 고려하였을 때, 조기 암 발병 요인 및 기전을 규명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무척이나 시급하며, 미국 국립암센터에서 이 현상을 첫번째 연구 우선순위로 2020-2021년 “Provocative Research Question” 에 열거한 것은, 조기 발병 암이 얼마나 중요한 공중 보건 함의를 가지는지 보여준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조기 암 발병 증가에 대한 해석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종양은 암 진단을 받기 전, 생애 초기부터 수십년 동안 다양한 암유발 위험 인자에 노출됨으로, 세포 손상 및 돌연변이의 축적를 획득하는 다단계 과정을 통해 결국 세포분열이 조절 및 억제되지 않는 종양 세포로 발전된다. 특히, 생애 초기에 노출된 위험 인자는 후성적 변화 (epigenetic alterations)를 포함한 세포 재프로그래밍 (cell reprogramming)를 통해, 불가역적 세포 손상을 야기시키고, 발암 감수성 (carcinogenesis susceptibility)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따라서 생애 초기 위험 인자 노출이 증가하여, 축적된 세포의 변화가 많을 수록,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종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보편적으로 여겨지는 학설이다.

 

흥미롭게도 전례없는 조기 암 발병 증가 추세와 관련하여 위 학설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Dr. Ugai 및 Dr. Ogino 연구팀은, 해당 연구에서 실제로 서구화된 식단, 고도로 가공된 식품, 설탕이 든 음료섭취, 비만, 좌식 생활 방식, 그리고 알코올 소비와 같은 암 발생 위험 요소들의 생애 초기 노출이 1950년대 이후 현저하게 증가함을 발견하였다. 이 결과는 또한 과거에 비해, 현 세대 (generation)로 올수록 조기 발병 암 발생이 증가한 “출생 코호트 효과”의 결과와 일관성을 가짐으로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식품 가공의 변화 및 비만 등을 포괄하는 생애 초기 축적되는 위험 요소 노출 증가가, 관찰되어지는 조기 발병 암 추세에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결과는, 비록 미래 후속 생애주기 코호트 연구를 통해 보다 정확한 근거가 도출되어야 하겠지만, 또한 조기 발병 암의 생활습관 중재을 통한 잠재적 예방 가능성의 기대감을 높여준다.

 

한국에서 조기 암 발병은 세계적 추이와 궤를 같이하여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 증가율은 안타깝게도 타국가에 비해 더욱 급격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 발병 암에 대한 인식, 연구, 예방 프로그램은 모든 면에서 저조하다. 대중을 비롯한 연구자, 의료 전문가, 공중 보건 종사자, 정책 입안자 모두에게 암의 조기 발병률 증가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며, 조기 발병 암의 원인, 기전, 예후 및 예방과 예후 관리 등에 체계적인 기초 연구 확장의 노력과 생애 초기부터의 건강한 생활 습관에 대한 강조가 필요하다.

 

 

정승연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Reference: Ugai, T. et al. (2022) Is early-onset cancer an emerging global epidemic? Current evidence and future implications. Nature Reviews Clinical Oncology. doi.org/10.1038/s41571-022-006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