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균형과 대장암 예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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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대한암예방학회 | 등록일 | 2022-12-12 | 조회수 | 23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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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은 생명체,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 및 이들의 유전정보와 함께 미생물을 구성하는 요소,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 그리고 더 나아가 주변 서식환경을 포괄하는 용어로 정의되고 있다. 사람의 경우 위장관에 가장 많고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존재하여 지금까지도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은 음식물 소화, 영양소 흡수, 비타민 합성, 면역체계 등 체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종류가 다양할수록 보다 다양한 대사물질을 만들어내어 건강 유지를 위한 여러 생리과정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다. 반대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는 비만과 당뇨와 같은 대사질환, 면역질환 뿐만 아니라 암의 발병 및 진행과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다.
여러 연구들에 의해 대장암 발병 초기 단계부터 장내 미생물의 변화가 일어나고, 대장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다르고 그 다양성이 낮다고 보고되고 있다. 대장암 환자에게서 많이 발견되고 있는 대표적인 장내 미생물에는 Fusobacterium nucleatum, Bacteroides fragilis, Escherichia coli 등이 있다. Fusobacterium nucleatum은 myeloid-derived suppressor cells의 유입과 natural killer cell 혹은 T cell의 면역반응을 억제시켜 항암 효과를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며, 해당 미생물이 많을수록 대장암 단계의 악화, 재발, 그리고 낮은 생존율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NA 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Bacteroides fragilis는 대장암 환자의 대변과 암 조직에 많이 발견되며, 장내 염증을 유발시키는 Escherichia coli는 암의 초기 단계보다는 다소 진행된 암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와는 반대로 단쇄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 SCFA)을 생산하는 미생물(SCFA-producing bacteria)은 대장암의 위험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현대인의 과체중 및 비만, 적은 신체 활동량과 더불어 적색 및 가공육은 많이 섭취하고 식이섬유소 및 통곡물은 적게 섭취하는 식습관이 대장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식습관은 우리의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많은 연구들을 통해 정제된 탄수화물, 가공식품, 육류 중심의 식이섬유소 함량이 적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가져오고 미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보고되었다. 식이섬유소를 섭취하면 우리 체내 소화효소에 의해 소화되지 못한 채 대장으로 이동하고, 장내 서식하는 미생물은 이들 식이섬유소를 발효시켜 SCFA를 만든다. 이렇게 미생물에 의해 생성된 SCFA는 대장 점막세포에 에너지를 제공하고 대장 점막을 유지하며 면역세포의 활성을 증가시키고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정상 수준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한편, 체중 감소 시 SCFA-producing bacteria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통해 비만으로 인한 SCFA-producing bacteria의 감소가 대장암의 위험을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과도한 지방의 섭취는 비만과 더불어 대장암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 최근 홍콩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조성 분석을 통해 고지방 식이가 대장암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규명하였다. 대장암 동물모델에게 22주간 일반 식이와 고지방 식이를 각각 제공한 결과, 고지방 식이를 섭취한 군에게서 대장암화 과정이 촉진되었고, 병원성 박테리아인 Alistipes sp. Marseille-P5997와 Alistipes sp. 5CPEGH6가 증가한 반면, 프로바이오틱스인 Parabacteroides distasonis가 감소하였다. 또한 고지방 식이를 섭취한 쥐로부터 얻은 대변을 germ free 대장암 유도 마우스에게 이식할 경우 대장암화 과정이 촉진됨을 확인함으로써 고지방 식이 섭취로 인한 장내 미생물 조성 변화가 대장암 발병과 관련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바람직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대장암의 예방 전략이 될 수 있으며, SCFA-producing bacteria에게 좋은 먹이를 제공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많이 함유된 과일, 채소, 콩, 통곡물, 해조류 등을 통해 다양한 식이섬유소를 섭취하는 것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유지하고 대장 점막을 보호하는데 바람직하다. 특히 선종, 대장암 진행 및 전이 과정이 진행됨에 따라 장내 미생물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대사물질이 변화하므로 장내 미생물 조성의 특징은 대장암 스크리닝 및 조기 발견을 위한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성은 숙명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참고문헌 Song M, Chan AT, Sun J. Influence of the Gut Microbiome, Diet, and Environment on Risk of Colorectal Cancer. Gastroenterology. 2020 Jan;158(2):322-340. Yang J, Wei H, Zhou Y, Szeto CH, Li C, Lin Y, Coker OO, Lau HCH, Chan AWH, Sung JJY, Yu J. High-Fat Diet Promotes Colorectal Tumorigenesis Through Modulating Gut Microbiota and Metabolites. Gastroenterology. 2022 Jan;162(1):13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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